[기형도] 빈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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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밤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 집에 갇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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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이가 떠올라 이른 아침 눈을 떴다
사랑이 갇힌 집은 빈 집이 아닐진데 여전히 빈 집이라 부른다
기형도는 매일 아침 자명종을 면제받았으리

2002년 6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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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우연히 이 시를 보고 가슴이 먹먹했음..

넘 조으네요..

이 홈피두요..

종종 들를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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