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서의 프로파갠더
연구실 책장에 꽂혀 있는 드러커 <프로페셔널의 조건>을 떠들어봤다.
80이 넘은 나이에도 더 나은 오페라를 위한 열정을 바탕으로 생동감 넘치는 오페라를 쓴 베르디, 아흔 살이 넘어 눈을 감을 때까지 수많은 작품을 남긴 피카소, 그리고 마찬가지의 고령이 되도록 많은 분야를 섭렵하며 다작을 남긴 드러커 자신의 이야기까지, 정력적인 활동을 남긴 사람들의 예를 들고 나서 그가 우리에게 묻는다.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정력적인 도전과 성취와는 다른 종류의 삶의 의미를 추구한 사람은 드러커의 책에서 예로 든 사람들보다 찾기 쉽다. 그다지 열심일 것도 없이, 유명세를 탈 것도 없이, 별로 많은 사람들에게 기억되지도 않는 삶을 살고도 스스로의 삶에 별 불만이 없는 사람 또한 드러커가 예를 든 종류의 사람들보다 많다. 자기계발서의 최면에 빠지기 전에 우리는 '왜 정력적으로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대답을 먼저 할 필요가 있다. 이 도서들이 사람들에게 겁을 주고 사상을 지배하는 방식은 극우 정치선동과 형식상으로 일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