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연
사람에게 일생을 걸고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가슴 뭉클한 일인가! 영화 <청연>은 하늘을 동경하며 살았고, 완성하지 못한 그 꿈의 끝에서 생을 마감한 한 아름다운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의 주인공, 박경원에게 하늘에 닿고자 하는 마음은 사랑의 열병과도 같다. 어릴적 불시착하는 일본군 비행기를 우연히 목격하면서 하늘에 마음을 빼앗긴 그는 비행사가 되기로 결심하고 비행학교에 들어간다. 그가 가진 비행에 대한 열정은 영화 전반에 일관되게 등장하지만, 내게 가장 인상깊은 장면은 그가 자신의 연인과 나눈 대화 한 대목이 아닌가 싶다.
"나보다 하늘이 더 좋아?"
"그럼, 당연하지!"
물론 그는 그의 연인을 하늘 만큼이나 사랑한다. 그는 연인을 먼저 잃고, 그의 꿈이 좌절될 수 있는 위기 속에서 무리한 비행을 떠나다가 악천후 속에서 생을 마감한다. 연인의 유골과 함께인 채로.
박경원을 연기한 배우 장진영에 대해서 나는 잘 모른다. 하지만 박경원이 되어 있던 그의 모습은 아름다웠고, 영화 속 인물만큼이나 짧은 생을 살다 간 그에게도 아쉬움과 함께 내 마음 속에 긴 여운이 뒤따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