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크레더보이

픽사 애니메이션 "인크레더블"에는 초능력자가 되고 싶었지만, 그렇게 태어나지 못해서 초능력자에게 질투를 품는 꼬마가 나온다. 그는 선천적인 능력으로는 날아다니거나 큰 힘을 발휘할 수 없기 때문에, 몸에 장착하는 기계장치를 개발해서 자기 능력을 확장하려고 한다. 그 꼬마는 스스로 "인크레더보이"라고 부르면서, 기계장치를 메고 열심히 초능력자들의 꽁무니를 ㅤㅉㅗㅈ아다닌다. 그러나 매번 초능력자들 사이에서 비웃음만 사버리자 그는 크게 상심하고 복수를 꾀하며 외딴 섬으로 잠적한다. 그곳에서 그는 온갖 장치들을 개발하며 자신만의 세계, "인크레더랜드"를 만들어낸다. 그곳은 마치 주라기 공원처럼, 인크레더보이의 기술로 완성된 별천지이다. 인크레더보이는 그곳에서 개발한 로봇을 이용해서 초능력자들을 하나 둘씩 숙청해 나간다.

자신의 과도한 욕심 때문에 잘못된 원한을 쌓게 되는 것은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지만, 기술로 세워진 자신만의 세계인 인크레더랜드에 나는 막연한 동경을 느낀다. 인간의 능력을 확장하기 위해 유용한 장치들을 하나 둘씩 만들어 가는 것. 내가 만든 결과물이 단순하고 아름다운 구조를 가질 때의 미적 쾌감. 그리고 그것이 실제로 작동하는 것을 보면서 느끼는 즐거움. 만들어진 도구들이 서로 연동하면서 하나의 세계를 구성해 가는 것을 볼 때의 경이로움. 그리고 타인을 향한 복수가 아니라, 타인들이 내가 만든 새로운 세계를 즐기고 있을 때의 보람. 이런 것들을 어릴 적부터 나는 꿈꿔 왔다. 멋져 보이고 남들도 좋다고 하니까 그렇게 해야겠다고 결심한 것이 아니라, 그냥 숨쉬듯 자연스런 욕망이었다. 기억도 나지 않는 아주 어릴 때부터 주어진 나의 길이었다.

어릴 적 꿈꾸던 인크레더랜드. 이제 천천히 조금씩 만들어져 가고 있다.

pocorall 님이 May 9, 2008 3:48 PM 에 작성하신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