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트
오랜만에 방 청소를 했다.
음..아니다 대충 이불 먼지 털고 바닥만 닦았다. -.-
불후의 명반, 박정현 2집에 수록된 <전야제>를 틀어놓고 있었다.
이별하기 전날 이렇게 우아하게 노래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굴까?
한가롭게 노래를 들으면서 청소를 하다 보니 이 방바닥에 등 붙이고 누워서 뒹굴거리면서 칸트 해설서나 읽던 지난 겨울이 생각났다.
칸트는 읽는 사람을 아주 고요한 산수화 속으로 데려가는것 같다. 골 터지게 어렵지만, 한편으로는 내 지성을 세상에서 가장 깊숙하고 아늑한 곳에 담고 있다는 느낌이 들게 한다.
그래서 칸트를 잘 이해했느냐면...별로 그런 것도 아니지만...-.-
라이브러리 레퍼런스나 뒤적거리는 것도 이제 신물이 날 때가 됐다. 오늘 저녁엔 칸트나 다시 펼쳐봐야겠다.
2002년 5월 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