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부트스트랩

컴퓨터 분야에서 부트스트랩bootstrap이란, 운영체제가 정상적인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단계를 뜻한다. 부트스트랩 중임을 나타내는 부트스트래핑bootstraping을 줄여서 만든 말이 우리에게 익숙한 부팅booting이다. 운영체제는 그 자체로 유용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프로그램이 원활하게 실행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운영체제의 역할 중의 하나는 다른 프로그램을 실행시켜주는 것인데, 윈도우 운영체제의 시작 버튼에서 프로그램 아이콘을 눌러서 실행하는 것을 생각하면 될 것이다. 그런데 운영체제도 일종의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이 실행되기 위해서 운영체제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운영체제는 누구의 도움으로 실행되는가 하는 의문이 남는다. 운영체제를 시작시켜주는 코드는 메인보드의 바이오스에 기록되어 있는데, 이 실행 명령을 받아 운영체제가 스스로 "깨어나는"절차를 부트스트래핑이라고 한다.

운영체제가 자기 자신을 시작시키는 "부트스트래핑"이란 말에는 재미난 비유가 들어있다. 부트스트래핑은 직역하자면 "부츠 끈을 잡아당기기"라는 뜻인데, 늪에 빠진 사람이 스스로 자기 부츠 끈을 잡아당겨 떠올랐다는 옛날 이야기에서 유래한 것이라 한다.

나는 다시 백수가 되었다. 보기에 따라서 자영업자이거나 사업가이기도 있지만, 어차피 백수와는 종잇장 한 장만큼의 차이도 나지 않는다. 스스로의 계획에 따라 움직인다는 점에서 특히 그렇다. 시간 관리나 일터와 일의 내용을 결정하는 기본적인 사항에서 완벽에 가까운 자유가 주어졌다. 무슨 일이든 도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내 앞에 있다.

경쾌한 시작음과 함께 내 인생이 부팅되는 날을 꿈꾸며 첫 발을 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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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page contains a single entry by pocorall published on February 9, 2012 11:54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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