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n't be evil

맑스의 자본주의 분석은 개별 기업이나 단기간의 경제 현상이 아닌 전체 경제 구성원들의 장기적인 활동의 평균적인 경향을 대상으로 한다. 그리고 종종 무시되는 또다른 가정은, 생산성이 일정 기간동안 변하지 않고, 노동 시간에 비례해서 생산물이 산출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보산업은 급격한 생산성 향상과, 창의성을 원동력으로 하는 특징 때문에 종종 맑스주의의 도식을 뛰어넘는, 모두가 이익을 얻는(win-win) 결과를 도출한다.

구글은 자본주의 체제 아래에서 사적인 욕구와 공익을 어떻게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구글은 검색 광고로 엄청난 부를 축적한 기업이지만, 구글에 돈을 지불하는 누구도 그것이 억울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구글 관련자(투자자, 직원)과 광고주 모두 구글의 존재로 인해 이익을 얻었기 때문이다. 구글로 인해 손해를 본 주체라면, 기존 광고 미디어 뿐이다. 그들에게는 안 됐지만 기술 발전으로 인해 도태되는 중이라면 어쩔 수 없다고밖에 할 말이 없다. 그들이 구글만한 신기술을 개발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급격한 생산성 향상은 체제의 모순을 뛰어넘어 모두에게 이익을 준다. 창업자들은 무일푼이나 다름없는 상태에서 시작했으므로 축적된 자본의 경쟁우위와 상관없으며, 구글 직원들은 최상의 근무환경에서 혁신에 기여한 대가에 걸맞는 연봉을 받으며 일하므로, 노동 착취로 설명하기 힘들다. 구글은 혁신의 대가로 큰 돈을 벌었으나, 제 2, 제 3의 구글이 나타나 자신의 미래를 위협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그러나 기술은 언제나 발전하는 법. 현재의 구글을 뛰어넘는 혁신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면, 구글 내부에서 그것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구글의 전략이다. 유능한 직원들과 유망한 스타트업을 거액에 사들이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구글은 자체 개발한 비디오 공유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으면서도, 시장 점유율이 높은 유튜브를 거액에 인수했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생산하는 공장은 아직 없다.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생기는 것은 노동 시간과 비례하는 것이 아니며, 그 효과 또한 미리 측정할 수 없기 때문에, 과거에 혁신을 일으켰던 기업이 지속적으로 혁신을 일으킬 수 있다는 보장이 있는 것이 아니다. 부유한 기업들이 뛰어난 인재와 최고의 환경을 갖추고서도, 새로운 시장에서 신생 업체에 종종 뒤쳐지는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이다. 한정된 직원들을 데리고 될 지 안될 지 모르는 혁신에 돈을 쓰기 보다는, 될성부른 업체를 미리 알아보고 인수해 버리는 편이 부자 기업 입장에서는 안전한 방법일지 모른다.

누구나 혜택을 얻는 기술혁신, 그것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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