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살 닭꼬치 처녀의 성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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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들이 이루어놓은 아무리 크고 훌륭한 결과물이 있더라도, 바닥부터 차근차근 내 스스로의 힘으로 일구어가는 재미는 무엇으로도 대신할 수 없다. 이것이 유닉스의 아성을 헤치고 리눅스가 성장할 수 있었던 동기이고, 부모들이 저마다의 자식에게 사랑을 쏟을 수 있는 이유이고, 쟁쟁한 기업들의 틈바구니에서 자신의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27살 닭꼬치 처녀의 성공기>의 장정윤 사장은 이른 나이에 생계를 위해 시작한 닭꼬치 노점을 사십여 개의 매장을 지닌 프렌차이즈로 성장시킨 장본인이다. 그녀의 성공은 특별하다. 그녀가 20대의 사장이어서뿐만이 아니라, 그녀는 자신의 일에 돈이 아닌 꿈과 젊음을 투자했고, 즐겁고 당당하게 그 꿈을 가꾸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독자들은 제목을 읽고 '돈 버는 특별한 방법 좀 없나'하고 책을 집어들겠지만, 내용을 읽은 뒤에는 그녀가 인생을 대하는 겸손하고 성실한 자세에 감명받을 것이다.

그녀는 노점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적은 투자비용에 안이한 마음으로 시작했다가 금방 실패하고 마는 보통 사람들과는 근본적으로 달랐다. 일의 종류와는 상관없이 자신은 프로이고,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도전 의식과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어떻게 해야 고객이 만족할만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치밀한 분석, 비오는 날도 아랑곳없이 가게를 여는 성실함, 부정한 방법으로 돈을 만지지 않겠다는 솔직함이 꼬치팔이 소녀를 사업가로 변신하게 한 원동력이었다.

기업은 궁극적으로 돈벌이가 목적이다. 고객 만족과 고객 감동을 선전하지만, 그것도 어디까지나 고객을 만족시켜야 돈벌이가 더 잘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업은 고객을 필요한 만큼만 만족시키고 감동시킨다. 그러나 장 사장은 뭔가 이상하다. 가만 둬도 매출이 잘 나오는 가게에서 무료 콜라 서비스를 실시하고, 몰려드는 프랜차이즈 요청에 인건비도 안 나오는 가격에 재료를 공급하는가 하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가맹점만을 오픈하느라 가맹점 수가 '불과' 44개밖에 되지 않는다. 그녀가 사업을 하는 이유는 고객과 가맹점에게 최대한의 만족을 안겨주는 것이다. 사업이 커질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만족할 것이고, 돈은 그러기 위해서 필요한 수단이다.

알록달록한 편집에 이모티콘이 난무하는 실용서를 읽으며 벅찬 감동을 느꼈다고 말한다면 촌스런 감수성이라고 웃어넘길지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장 사장의 도전기를 읽으며 묵직한 고전을 읽고도 얻을 수 없었던 삶의 진리를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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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알아주지 않겠지.. 라면서 꾸준히 한 성실감..
그러나 그 이후엔 다 알아주더라..
부지런한 새가. 먹이를 얻을수 있다. 홧팅. 너의 대학원 생활이 부지런한 새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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