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과 정치사기극

TV토론회에 나온 노무현 후보에게 한 패널이 정몽준 띄우기 음모론에 관한 의견을 묻자, 그는 근거없는 음모론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것 보다 정책으로서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고 싶다는 요지의 발언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온갖 반칙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드물게 반칙을 구사하지 않고 정치적 성공을 노리는 사람이 그가 아닌가 싶다. 반칙을 할 만한 조직적인 역량이나 금전적인 뒷받침이 없어서 불가피하게 정석만 두어야 하는 형편인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주변 상황들에 적극적인 역습을 하지 못한 채로, 역사의 큰 흐름을 믿는다면서 조심스럽게 걸음을 옮기는 모습이 한편으로 숭고해 보이기도 한다. 보수언론의 평과는 반대로, 그는 적절한 언어를 구사할 줄 알고, 안정적인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그도 그럴 것이, 조금이라도 의심받을 만한 여지를 남기면 어김없이 역습을 걸고오는 것이 그쪽 사회의 풍토이니, 반칙을 안 하기로 한 사람 입장에서는 반칙을 안 당하도록 조심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가 다음 대통령이 되든 안 되든, 그가 있음에 정치하는 사람들이 소통하는 방식이 좀 더 합리적으로 바뀌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져본다. 나도 역사의 큰 흐름을 믿는다.


2002년 10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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