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할 수 있는 만큼은 말해야 한다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해야 한다. < Wittgenstein >

이 말은 얼마만큼의 의미를 담고 있는가?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당연히 말할 수 없다. 말하지 않는것은 침묵이다.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할 수밖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 이건 웬 동어반복? '말할 수 없는 것'은, 누군가는 알고 있는데 내가 모르는 것을 이르지는 않는다. 모르면서 아는 척 하지 말라는 뜻이라기보다는 언어의 그물에 영원히 포섭되지 않는 저 실재들을 인정하라는 것이다.

그럼 언어 밖의 세계에서 일자the One와 합방하고 돌아온 느낌은 어떻게 말해야 할까? "너도 겪어 보면 안다"... 이렇게?

실재를 표상하기에 언어는 부족하다. 하지만 말로 거들 수조차 없는 것은 없다. 항상 경험은 언어를 뛰어넘지만 언어가 가리키는 곳에서 전혀 다른 방향에 있지는 않는다. 언어의 길이 끊기는 곳. 그 너머에 경험이 있는 것이다. 그러니 그대 선각자들은 언어의 길을 최대한 성실하게 터 줄 의무가 있다.

이 의무를 져버리고 언어 밖으로 도망치려는 자가 있다면, 그가 간 곳에 '사기꾼의 행로'라는 표지판을 세워 주겠다.

우주선을 타고 베가 행성을 여행하고 왔다면, 하다못해 이런 말이라도 할 수 있지 않은가?

"아, 아름답다!"


2002년 4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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