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서양 철학자들의 구구절절한 논설이 우리가 쉽게 하는 속담으로 너무나 간결하게 요약되는 경우가 있다. 가령 근대를 열었다고 하는 데카르트의 '방법론적 회의'는 이렇다: '세상에 믿을 놈 하나도 없더라'. 칸트의 형이상학 비판은 그보다 400년 전, 무학 대사가 '돼지 눈에는 돼지밖에 안 보인다'라는 말로 정리한 바 있고, 디오게네스의 생활신조는 우리 말로 '개팔자가 상팔자'였다고 하니 그를 비롯한 스토아 학파들에게 견유犬儒학파라고 이름붙인것 만큼 재치있고 적절한 이름짓기가 없는것 같다. '창窓 없는 단자monad'라고 하면 뭐가 떠오르는가? 우물 안 개구리? 라캉의 정신분석학도 말하자면 이렇다. '말 타면 하인 부리고 싶다'.

저런, 머리꽁지 다 내버리고 저걸 요약이라고 우기다니. 이렇게 우겨서 뭘 말하자는 거냐면...이것 또한 간결하다. 태양 아래 완전히 새로운 것이란 없다. 그러니까...

일상에 충실하자.

...-.-a


2002년 2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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