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지나면

물신주의라는 것을 본격적으로 느낀 것은 '부자 되세요'라는 유행어가 돌 때부터였다. '그런 얘기를 하면서도 천박하다는 생각을 안 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나만 한 것은 아니었겠지만, 전반적인 분위기는 돈에 대한 솔직한 고백이 오히려 신선하지 않느냐는 쪽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 이후로 상황은 안 좋아졌다. 황우석 사태, 디워 논쟁, 이명박정권 탄생까지가 모두 그 물신주의가 빚어낸 사건들이었다.

그렇게 모두들 부자가 되고싶어 안달이 난 시대가 오고, 지금 그 절정을 맞이하고 있는데, 머지 않아 시대가 지나면 자본주의에 대한 환멸이 공공연해지는 때도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자본주의 비판은 언제나 한국인들의 심리적인 저항으로 눌려 있었지만, 상황이 이대로 가다 보면 언젠가 다들 깨달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자본주의의 한계에 대해 얘기하면 '뭐 그런 당연한 얘기를 하고 그러나'하고 대수롭지 않아버리는 때가 올 수 있을 거라는 말이다.

<하녀>, <위험한 경제학>, <삼성을 생각한다>와 같은 것들이 그 미약한 가능성이라고 하면 너무 이를까?

pocorall 님이 September 6, 2010 12:46 AM 에 작성하신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