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욕
편의점 아이스크림 쇼케이스를 지나치다가 문득 무슨 생각이 들어서 월드콘을 찾아서 사 먹었다. 훈련소에서 배급줬던 월드콘. 평소에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군것질 거리였는데, 먹었다기 보다는 먹여졌던 그 아이스크림이 그 때는 꽤 맛있었다. 선택의 자유가 없는 상황에서 그나마도 안 먹는 것보다는 나았고, 막상 먹어보니 맛있기까지 하다니.
약간 배가 부른 상태였는데도 진열된 월드콘을 보니 사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엔 먹여지는게 아니고 먹어야겠다. 하나를 집어들어 계산대에 올려놓고, 당당히 지갑을 꺼내 값을 치렀다. 때로는 식욕이 생물학적인 것이 아니라 사회적인 욕구에 의해서 일어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