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주] 우리님의 손톱의 분홍 속에는
우리님의
손톱의
분홍 속에는
내가 아직 못 다 부른
노래가 살고 있어요.
그 노래를
못 다 하고
떠나 올 적에
미닫이 밖 해어스럼 세레나드 위
새로 떠 올라오는 달이 있어요.
그 달하고
같이 와서
바이올린을 키면서
아무리 생각해도 생각 안 나는
G선의 멜로디가 들어 있어요.
우리님의
손톱의
분홍 속에는
전생의 제일로 고요한 날의
사둔댁 눈 웃음도 들어 있지만
우리님의
손톱의
분홍 속에는
이승의 빗바람 휘모는 날에
꾸다 꾸다 못 다 꾼
내 꿈이 서리어 살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