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움직이는 뇌, 뇌를 움직이는 마음>
이 책은 아주 최근에 국내 과학자들이 쓴 뇌생리학 입문서이다. 뇌생리학은 급격히 발전하고 있는 분야 중의 하나로, 매일같이 새로운 성과들이 쌓여가고 있다. 이런 점에서 2004년 10월에 출간된 이 책은 최신의 성과들을 어렵지 않은 문체로 대중들에게 소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중의 장점을 갖고 있다.
사람들은 오래 전부터 마음과 몸(혹은 마음과 물질)의 관계에 대해서 궁금해 했다. 근대에 와서 마음을 담는 그릇이 뇌일 것이라는 생각이 보편화되었고, 일군의 과학자들은 뇌의 물리적 운동이 마음 그 자체일 것이라고 추정하고 뇌의 구조와 기능을 밝히고자 했다. 하지만 뇌는 다른 신체 부위와는 달리 파악하기가 만만치 않은 기관이다. 두개골 안에 싸여 있어서 겉으로 전혀 관찰이 안 되는 데다가, 실험대상의 뇌를 해부하면 실험대상이 죽어버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양한 실험방법과 최신 의료장비의 도움으로 뇌의 신비는 이제 하나둘 밝혀지기 시작하고 있다. 그 중 특별히 흥미로우며 중요한 성과들을 단기간에 소개받고 싶다면 이 책이 가장 적절할 것이다.
여러 사람들의 기고를 모은 책은 각 저자들의 특징을 확연히 알 수 있다는 또다른 재미를 안겨준다. 각자 자신의 전공과 커리어에 대체로 문체와 설명방식이 조응하는 것은 이 책에서도 드러나는 흥미로운 현상이다. 친밀한 문체로 뇌생리학 연구 방법론을 개괄한 강은주의 글, 뇌생리학의 연구분야를 소개한 이정모의 글 그리고 탄탄한 서술로 치매를 소개한 최진영의 글이 앎의 재미와 읽는 재미를 동시에 만족시켜주는 수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