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

내가 올려다 본 하늘에는 언제나 둥그런 테가 쳐져 있었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나는 오래 전부터 이 테는 무언가를 가리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테가 무언가를 가리고 있을 것이라고 멋대로 가정했는데, 그것이 시간이 지나면서 사실인 것처럼 믿어졌다. 그와 함께 테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궁금해하기 시작했다. 그곳은 지금 내가 있는 곳과는 다른 세계가 펼쳐져 있을 것이었다.

테 너머의 세상에는 무엇이 있을지, 그곳이 이곳보다 좋은 곳인지, 심지어는 그곳이 있기는 있는 지조차 모른다. 하지만 그곳에 대해 무엇이든 알아야겠다는, 거부할 수 없는 확신에 차 있다.

이것이 나를 지켜주는 힘 중의 하나이다.


2003년 4월 11일

pocorall 님이 April 11, 2003 11:13 PM 에 작성하신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