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

친구가 아주 옛날에 썼던 블로그 글이 아직도 있는지 갑자기 궁금해져서 찾아봤다. 그 친구 글은 일상을 빼곡히 옮겨담으면서도 깊은 성찰을 놓치지 않아서 꼬박꼬박 읽으며 나도 함께 생각에 잠기곤 했다. 찾아보니 그 글들이 그대로 있었다. 요즘도 자주 연락하는 친구지만, 예전 글들을 보니 마치 오랜만에 다시 만나기라도 한 것처럼 반가워서 여러 편을 그 자리에서 읽었다. 지금보다 십 년은 더 어릴때 쓴 글들이지만 풋내라던가 철없음을 떠올리기는 힘들고, 오히려 의젓한 면모를 보이는 글들이다. 요새는 그 친구와 생각의 깊은 곳에 있는 이야기는 왠지 잘 하지 않는데, 나이를 먹으면서 삶이 더 밋밋해 지는 것일까.

사람에게는 의미가 필요하다. 아무리 미인을 취하고 재물을 가지더라도, 삶에서 의미를 꺼내는 데에 실패하면 스스로 껍데기 같은 느낌이 든다. 예술품, 특히 문학 작품들에서 수많은 작가들이 어마어마한 시간을 들여 일궈내고자 하는 것을 한 마디로 말하자면, 그것이 바로 의미가 아닐까. 물질도 아니고, 개념도 아니고, 논리도 아니고, 감각도, 감정도 더더욱 아닌 바로 그 의미를 만들기 위해 우리는 삶을 사는 것이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의미를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살기 위해 의미가 필요하다. 당신에게 당신의 일상과 이상은 어떤 의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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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page contains a single entry by pocorall published on November 4, 2011 6:08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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