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만들기

어떤 일은 아주 간단한 것부터 시작해서 점차 개선할 수 있다. 자동차를 만드는 일을 생각해 보자. 기술이 모자란 나머지 너무 느려서 걷는 것보다도 느린 자동차밖에 못 만들었다고 해 보자. 성능이 형편없지만 자동차로서의 기본 기능을 하고는 있다. 이제는 조금씩 개선해서 속도를 약간씩이나마 높이면 된다. 걸음걸이의 속도에서 뛰는 속도로, 사람이 뛰는 속도에서 말이 달리는 속도로, 점차 속도를 개선하면서 그에 필요한 부가적인 완성도를 따라서 차근차근 높일 수 있다. 바람을 막을 유리창을 달고, 안전띠를 달고, 더 고속으로 달리는 차를 위한 에어백과 ABS시스템까지, 부가 설비들의 완성도를 점진적으로 높일 수가 있다.

한편 어떤 일은 기본적으로 요구하는 완성도가 매우 높다. 기술이 모자란다고 해도 걸음걸이만한 속도로 나는 비행기를 만들 수는 없다 (그런건 빨리 나는 비행기를 만드는 기술보다 더 어려운 기술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비행기는 기본적으로 시속 수백킬로미터로 달리는 추진력이 있어야 하며, 정교한 자세 제어 기능이 필요하다. 이런 요소들이 기본적인 수준을 지켜주지 못한다면 비행기는 뜰 수 없거나, 온전히 착륙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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