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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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하루들이 지나가고 있다. 전에는 바쁘거나 말거나 얼추 한 페이지 정도는 여기에 썼는데, 이번엔 두 달치를 모아야 한 페이지가 넘어간다. 글 쓸 '밑천'은 떨어져 가는데 질적으로 풍부해질 기회가 없다. 나는 양적인 삶을 살고 있다.

물리학자들이 상당한 수준까지 물체의 운동법칙을 밝혔는데도, 그 위에 감각, 감정, 정신 같은 질적인 현상들이 발현된다는 것은 다행한 일이다. 신이 주사위놀이를 하거나 말거나, 세상이 법칙에 의해 설명되거나 말거나, 섬세한 사람들은 끊임없이 질적인 것들을 발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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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을 만들 때에는 다른 곳에 썼던 글을 끌어와서라도 이곳 중심으로 나를 세우려고 했는데, 지금은 이곳보다 이런저런 커뮤니티에 더 쓰고 있다. 변증법적 지양의 과정이라면 좋으련만. 때가 되면 돌아와서 다시 쓰게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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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알게 모르게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다녀간다. 홍보를 한 지가 꽤나 오래 지났는데 여전히 조회수가 10 안팎인 것을 보면 나한테는 얼추 그정도 되는 소중한 친구가 있는 셈이다. 이런저런 뜨내기들은 이제 이곳을 오지 않으니, 여기에 오는 사람들 모두 나를 이해할 아량과, 통하는 마음들을 가진 사람이라고 믿고 싶다. 그런 여러분에게 너무 오랫동안 구경만 시켰다. 추운 날 따뜻한 방에 모여서 우리끼리 즐기는 엠티 분위기 비슷한 것들을 만들어 보고 싶다. 조금씩 실험을 하고 있지만, 여러분이 너무 쑥쓰러워 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2002년 11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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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page contains a single entry by pocorall published on November 2, 2002 10:27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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