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샀다

오늘은 서점 가서 책을 왕창 사 왔다. 주거따 T_T이번달도 아껴야 산다.


김춘수 <김춘수 사색사화집>

자작시집은 아니고, 한국현대시사를 통털어 손꼽을 만한 작품 50선을 뽑아 비평을 실어놓은 책이다. 여기 실린 작품들은 군더더기 하나 없는 아주 말쑥한 수작들이다. 시어 하나하나가 탱탱하게 긴장감을 머금고 있다. 비평도 아주 뛰어난 것이, 여러 모로 배울 게 많은 시집이다.


김영승 <무소유보다 더 찬란한 극빈>

김영승 첫 시집 <반성>은 내가 보배처럼 여기는 시집이다. 그 뒤로 다섯 권인가를 더 냈다는것 같은데 절판됐는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리고 7년만에 낸 시집이 바로 작년 가을에 나왔단다. 왜 그걸 몰랐을까? 오늘 서점에 갔다가 서가 구석에서 아주 우연히 발견하고 냉큼 집어왔다.

김영승 시는 앞의 책에 실린 작품과 완전히 대조적으로 기름기가 둥둥 뜨는 비계투성이의 고기 같다. 너무나 가난하다 보면, 부드럽고 담백한 고급 고기는 꿈도 못 꾸는 법이다. 김영승 시의 매력은 이런 물컹한 정서에 있다.


윌러스틴 <근대세계체제> 1권

예전부터 사려고 침만 뭍혀놨다가 예기치 않게 들고나와 버렸다. 1권은 근대가 태동하는 15세기부터 다룬 책인데, 거의 고전으로 꼽힌단다. 아직 안 읽어봐서 어떤지는 모르겠다.


2002년 5월 11일

Monthly Archives

Pages

Powered by Movable Type 5.14-en

About this Entry

This page contains a single entry by pocorall published on May 11, 2002 11:40 PM.

[김영랑] 내 마음을 아실 이 was the previous entry in this blog.

옷깃만 스쳐도 is the next entry in this blog.

Find recent content on the main index or look in the archives to find all content.